EX'CAPE

ETC.2022. 1. 9. 08:45
EX'CAPE
신장(cm) 147
연령 술을 문제없이 마실 수 있는 나이
좋아하는 술 샤이닝 스타
다나 제인
불호 특별히 없음
취미 특별히 없음

   유명 사업가의 외동딸. 온갖 기능이 달린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신비한 겉모습과 말 한 마디 없는 조용함이 미스테리한 인상을 준다. 곁엔 정돈되지 않은,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가 항상 함께다. 어떤 관계냐 한다면, 글쎄… 그가 일하는 글리터 시티의 술집, VA-11 Hall-A에 자주 드나들며 술집 오너인 다나 제인을 특별히 좋아한다.


외관 및 성격

 


특별한 점

   아이는 병약했다. 항상 자질구레한 병을 앓았고, 태어났을 때부터 나노머신 거부 반응을 보였다. 하나 뿐인 딸을 걱정한 아이의 가족은 아이를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자 했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헌신적이었으나, 과한 간섭과 보호는 아이에겐 버겁고 귀찮게 느껴졌다. 그 반동일까, 아이는 언젠가부터 감시가 소홀한 시간을 찾아 몰래 바깥을 떠돌기 시작했다. 얌전한 겉모습과 다르게 몹시 대담했던 아이는 2층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탈출하기도 하고, 담벼락을 힘들게 오르기도 했다. 위험한 범죄자들이 있다는 뒷골목에도 아이는 서슴없이 들어갔다. 항상 그 여행이 안전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으나, 아이는 그 모든 해방감을 만끽했다. 그런 '작은 모험'은 점점 잦아지고, 또 길어져서… 매번 붙잡혀 돌아와 야단을 맞는 끝이 오더라도 아이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탈출을 감행했고, 모험을 즐겼다. 워낙 새하얗고 신비한 분위기를 풍겼던 아이는 한때 커뮤니티에 도시 괴담으로 스레드가 달리기도 했다.

   그런 위험천만한 모든 일이 나노머신 거부 반응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가족은 억지로 나노머신 제거 수술을 강행했다. 그러나 나노머신 제거 수술이 아이의 방랑벽을 막아주진 못했다. 아이는 오히려 자신을 추적하는 것이 없다며 좋아했고, 또 다시 매일 밤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아이가 며칠, 몇 주를 실종되고 홀연히 돌아오는 것이 반복되자 그들은 결국 항체를 계속 만들어주는 기계장치를 다시 제거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하반신이 망가졌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됐다. 아이를 잃을까 두려웠던 그들은 아이가 재활 끝에 제 다리로 다시 걷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결국 아이의 방랑벽은 사라졌다. 그 자리엔 지독한 우울장애가 자리잡았고, 나이를 먹을 수록 심해져 지금과 같은 성격이 됐다.


서사

   길리안의 첫사랑이다. 첫만남은 더러운 뒷골목을 방랑하는, 도시 유령을 목격한 것이었다. 온통 어두컴컴한 그곳에서도 아이는 형광등처럼 환하게 빛났다. 도시 괴담에 나올 것만 같은 신비한 인상에 길리안은 아이에게 다가갔고, 그것이 처음 만났던 날이었다.

   아이는 겉모습이 화려하고,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어 완전히 다른 세계의 존재 같았다. 그것은 릴림이나 생체 조직이 기계장치로 대체된 사람을 보는 것과는 다른 신비함이었다. 그러다가도, 다른 사람들처럼 인사하고 별 것 아닌 불량식품(길리안이 들고 있던 것이 그것 뿐이었다.)을 먹고 그와 똑같은 언어를 쓰는 모습을 보면 평범하게 느껴졌다. 아이는 며칠 간격이긴 했지만 꽤 자주 그곳에 나타났고 길리안은 어느샌가부터 항상 그 자리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그러다 그 아이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간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기를 그때가 나노머신 제거 수술을 받을 때였다. 아이가 나노머신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안 것도 그때였다. 수술이 몹시도 고되고 아프다는 것을 듣고 길리안은 문병이 허락될 때부터 아이를 찾아갔지만, 걱정과 다르게 아이는 나노머신이 없어졌다며 진실로 기뻐했다. 그러면서 길리안을 꼬드겨서 병실에서 탈출해 멋대로 환자복 차림으로 거리를 돌아다녔다. 자신을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졌다며, 어디로든 자신을 따라붙는 지독한 스토커로부터 해방된 기분이라며 아이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날은 전에 없을 정도로 호되게 혼났으면서도 아이는 계속해서 병실을 탈출했다.

   그러나 아이는 고치지 못한 방랑벽 때문에 멀지 않은 때에 항체를 생성하는 장치를 제거해야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하반신이 심하게 망가졌다. 그 뒤론 전처럼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게 된 대신, 그 자리를 지독한 우울장애가 채웠다.

   길리안은 그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참 용감하고, 천진난만한 그가 죽은 인형처럼 변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아이의 방랑벽은 확실히 위험했다. 나노머신이 없어졌을 땐 며칠, 몇 주를 실종된 채 소식이 없다가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오기도 했다. 심각하게 다쳐서 온 날도 숱하게 많았기에 그것이 항상 걱정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 일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 아이는 천진난만해도, 그가 보기엔 세상에서 가장 생동감이 넘쳐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런 모습을 사랑했었다.

 

   그 사랑은 그가 모든 빛을 잃었을 때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길리안은 이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알았음에도 그를 사랑했다. 그쯤 길리안은 그의 부모와 무거운 약속을 한 가지 주고받았다. 길리안 외의 사람에게 마음을 조금도 열지 않는 이스를 돌봐주고 감시하는 대신, 길리안이 곤란에 처할 때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하고 도와주는 조건이었다. 딸 아이와 놀아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지내달라는 어릴 적 약속의 연장선인 셈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정이 더 짙어지고, 말에 무게가 생겼을 뿐. 길리안은 감시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외출할 때마다 따라붙는 사람이 적어지는 것을 그가 몹시도 편안해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그 뒤로 이스는 항상 길리안과 함께였다. 길리안이 홍콩에 있었을 적과 발할라에서 일하게 되기까지의 그 공백만 뺀다면 거의 일생의 대부분을 길리안과 함께 보냈다고 할 정도로, 삶의 대부분을 그와 함께 지냈다. 길리안이 자리를 비워야할 땐 어쩔 수 없이 본가로 돌아갔기 때문에 길리안이 자리를 비우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길리안이 돌아와 발할라에서 따로 일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글리치 시티로 이사했으며, 화려하고 편안한 집에서 사는 것보다 길리안의 좁은 BTC 제공 아파트에서 숙식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길리안이 일하는 발할라에 들렀을 때 처음 만난 발할라의 오너, 다나 제인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의 앞에서만은 어릴 적처럼 생동감이 넘쳤고, 호감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했다. 길리안의 눈에는 그가 자신의 삶에 아주 오랜만에 생긴 활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처럼 보였다. 이스는 좋은 것을 잘 숨기지도 못했고,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스가 자신에게 특별한 호감을 갖고 있음을 당연히 다나도 알았으나 동시에 그는 길리안이 오랫동안 이스를 사랑했음을 알았다. 길리안에게서 이스를 뺏고 싶지 않아서 그 감정에 선을 긋고, 자신이 느낀 이스에 대한 호감도 숨겼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아끼는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줄 정도로 그는 약지도 못했고, 또 몹시도 다정했다.

   외사랑은 괴로웠고, 또 지쳤다. 첫사랑에 마음이 넘칠듯 둥실거려도 다나는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벅찬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다나가 있는 자리에선 밝고 상냥하다가도 그가 없어진 자리에선 낯빛이 이전보다도 어둡고 우울했다. 곁엔 길리안이 있었어서, 그는 결국 서글퍼하는 이스를 매번 달래주었다. 그러는 사이 이스는 제 옆의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을 길리안으로 채우려 들었고,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저, 어릴 적부터 제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없었던 그의 다정함일 뿐이라고

 

   길리안은 자신의 마음을 들키는 순간 그 관계가 완전히 끝날 것임을 알았다.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을 알았고, 그 외로움을 달래주길 바라는 것도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정도로 잔인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이스 본인한테 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숨겼다. 정말로, 철저하게. 하지만 본인이 모르는 곳에서까지 숨길 순 없었어서, 항상 곁에 있는 다나나 질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관계

  • 길리안(길리안→이스, 이스→길): 길리안의 첫사랑이자, 외사랑 대상이다. 현재는 동거 아닌 동거 중. 아주 오랜 친구이며 이전에 밝았던 때의 모습도, 그 이후의 모습도, 그렇게 된 원인도 알고 있다. 그 뒤로 우울장애가 심해진 이스를 돌보는 겸, 감시하고 있다. 특별히 연인 사이는 아니지만, 짝사랑에 괴로워하는 이스가 느끼는 외로움을 채워주고 있다.
  • 다나(다나→케이, 이스→다나): 이스의 짝사랑 대상. 사실, 다나가 이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다면 '좋다' 쪽이다. 다만, 그는 길리안이 이스를 오래 사랑했음을 알기 때문에 빼앗고 싶지 않아 그 마음을 숨기고, 선을 긋는 것을 선택했다.
  • 질(질→이스, 이스→질): 발할라에 오면 항상 길리안이 상대했기 때문에 실제로 술을 내준 적은 별로 없다. 상대하더라도 특별히 주문도 없고 내주는대로 마시는데다, 딱히 말도 없어서 거의 대화도 나누지 않는 편. 다만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상당히 마음이 어두운 사람임을 들었기 때문에, 길리안이 없을 땐 신경 써서 상대해준다. 특별히 진상이거나 까탈스러운 손님도 아닐 뿐 더러 내주는대로 잘 마시니 딱히 싫어할 이유도 없는 편. 별개로, 길리안이 이스를 사랑하는 것은 진작에 눈치챘으나 다나가 마찬가지로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다.

기타

1. 술은 잘 못한다. 담배도, 별로.

2. 잠이 많다. 우울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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