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外傳2)

ETC.2021. 1. 28. 00:57

   "헤이즈."

   "응, 왜?"



    그가 종이를 넘기며 무심하게 답했다.



     "그, 하루... 라고 했나? 왜 존이라고 부르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이름이 존인 줄 알더라."

     "아 그거."



     헤이즈가 볼펜을 한 번 대충 돌렸다.



    "그냥이라고 하면 화낼 거지?"

     "당연하지!"

    "미국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거든."



    랩터가 조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왜?"

    "비슷하잖아. 딱히 이름 알리고 싶어하지도 않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하니까."

    "으음... 그래도 그렇게 부르는 건 좀 너무하다."

    "너무하다니, 나름 생각한 건데."

    "가끔...... 너한테 생각한다는 건 어떤 일인가 싶어."

    그래도 왔다갔다 하면서 심부름값 안 받는 게 다행인가? 라며 웃는 랩터에게 헤이즈는 서장님한테는 가끔 받아. 법인카드로 음식 긁고 한두 개씩 챙기거든. 이라고 답했다. 



    "그럼 그렇지. 그래서 이유가 뭔데?"

    "언젠간 다시 찾을 이름이잖아. 그러면 공란으로 남겨놓는 게 낫지. 익명 뒤에는 자기 이름이 있을 수 있잖아."

    "뭐야. 정말 생각한 게 맞네?"



    눈을 동그랗게 뜨는 랩터에 헤이즈는 자길 뭘로 생각하냐며 조금 짜증을 냈다. 랩터는 그래도 상냥하다며 헤이즈 머리를 쓰다듬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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