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영웅

DREAMING/FF142022. 7. 14. 17:03

효월의 종언

현재

 
성별/종족 남/태양의 추종자
신장 172cm
직업 건브레이커
나이 32세
좋아하는 것 -
특별한 장소 아모로트
꼬마친구 고대인형
소속 -

원초세계의 빛의 전사이자, 제 1세계의 어둠의 전사였던 자. 지금은 모든 이름을 버리고 라자한에 은둔해 지낸다.


외관 및 성격

목까지 덮은 긴 연한 밀색 머리카락을, 오른쪽만 두 가닥으로 땋아 깃털장식으로 묶은 헤어 스타일. 고양이 동공을 가진 금색 눈동자와 코와 눈 바로 아래, 그리고 뺨에 있는 검은색 종족 문신. 그 종족이 으레 그렇듯 다부진 체격은 아니지만 잘 다진 마른 근육이 전신에 붙어 있다.

과묵하여 무뚝뚝해 보이고, 실제 성격도 그렇다. 특히 자기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어딘가 차갑고 건조하여 말 붙이기도 어렵고 붙인들 제대로 대답하지도 않는 편. 기본적으로 딱딱한 경어를 사용하고 대부분의 사람들과 거리감을 유지하기 때문에 관계에 있어 벽이 느껴진다.  감정에 고저가 없고 표정도 거의 없다.

그는 세계에 대한 짙은 불신에 차 있다. 그는 사람도 믿지 않고 진리도 믿지 않는다. 무엇이든 의심하고, 확실한 증거 없이는 무엇도 믿지 않으려고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배신과 상실, 이용에 염증이 난 탓에 항상 홀로 있다. 고독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곁에 누군가를 두고 싶어하진 않는다. 염세주의적인 성격이고 곁에 누군가 오는 것을 싫어하지만 본인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입 밖으로 내는 일도 잘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특별한 이유 때문인지 그의 주변엔 여전히 사람이 모인다.

그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지내면서도 어딘가 깊은, 그리고 음울한 고독을 느낀다. 그 고독이 향하는 방향은 아주 먼 옛날, 시대를 몇 번이고 건너고 공간마저 초월한 그곳이어서. 그는 여행 중 얻은 능력으로 1세계에 상주하거나, 누군가가 남긴 권능을 빌어 엘피스에 가는 일이 잦았다. 라이나에게 양해를 구할 수도 있었겠으나 무슨 이유인지 그는 잠긴 성견의 방 문을 억지로 파괴하고 엘피스에 드나들고 있다. 그리움만이 남은 옛 장소에서야말로, 따스했던 그 영웅이 되어 환영의 잔재일 뿐인 고대인들에게 퍽 상냥하게 군다. 그래서 환영 도시 아모로트와 엘피스에서 그는 제법 다정하고 친절한 작은 친구로 통한다.


신체 부상

유년기부터 있었던 심한 시각장애는 낫는 일 없이 점점 심해져서 지금은 거의 양쪽 눈을 못 쓰게 되었다. 야슈톨라처럼 에테르의 흐름을 읽음으로써 세상을 보고 있다. 그나마 양호한 오른눈을 보호하려고 안대를 쓰고 다닌다. 은신을 결정하고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과정에서 예전의 푸른 색을 버렸다.

문제 없이 걸어다니고 뛸 수 있지만 종종 오른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변한 점

그는 은신을 결정하고 가장 눈에 띄는 겉모습부터 바꿨다. 모습을 바꿔주는 기적의 약을 사용해서 종족을 바꿨으며 세계에 거의 몇 남지 않은 전사로 계속 살아간다면 누구라도 알아볼 것 같아, 직업도 건브레이커로 바꿨다. 지금은 용병을 하고 있다.

은멸이라는 이름을 다시 붙였지만, 내외적으로 누군가 이름을 물어보면 조슈아Joshua라고 대답한다. 어딘가 책에서 본 이름을 대충 갖다 붙인 것. 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낯설어서 불러도 거의 대답을 안 한다.


영웅이라는 이름에 관해서

그는 전사의 혼을 이어받았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전사였고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원초를 누구보다 잘 다스렸다. 분노 같은 원초적인 본성을 스스로 다룰 수 있어야 그는 전사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하면 폭주할 것이고, 제어력을 잃은 전사의 마지막은 토벌이었으니까. 그는 자신이 죽는 것 보다 본인이 제정신을 잃고 파괴할 무언가를 걱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잃더라도 격노하거나 크게 슬퍼하는 일 없이 평정심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해왔고, 강철같은 정신력은 그런 노력의 결과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세뇌하니까. 그러면서도 자기 안에 쌓인 슬픔과 분노, 고통을 불타는 힘으로 바꿔서 세계를 구해온 것이었다.

하지만 하이델린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말았을 때 그는 단 한 순간, 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분노를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분노는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한 순간도 세계를 미워할 수 없었던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도저히 다른 누군가를 원망할 수 없었다. 쓰러진 베네스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면서 그는 그 긴 여정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떨어트렸다. 정말이지, 지독했다. 자신의 옛 친구들을 다 죽여버린 것은 그 자신이었다. 에메트셀크도, 휘틀로다이우스도, 헤르메스도, 베네스도… 전부 다 구할 순 없는 걸 알았지만 그는 제 자신이 얻은 평화가 옛 친구들의 시체 위에 있음을 알았다. 이게 최선이었을까? 다른 방법이 있진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들을 되찾는 방법을 저지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그들과 저울질 할 순 없었다. 그것이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절망적으로 느껴져서, 그럼에도 이 격한 감정을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이 사랑한 세계에 돌릴 수가 없어서. 결국 그 분노는 무언갈 지키지 못한 자신에게 향했다.

그 분노에 그는 한순간 눈이 멀어, 하이델린이 사라진 뒤 폭주했다. 다행히 뒤엔 새벽의 혈맹이 있었고 그들은 각자 온 힘을 다해서 그를 저지하려고 했다. 그들은 된다면 상처 내지 않고 제압하고 싶어했지만 그 막강한 힘을 다치지 않게 저지할 수 있었을까. 죽일 각오로 하지 않으면 모두 다 죽을 것이다. 그리고 새벽의 혈맹이 그를 막지 못하면 세계에 있는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겠지. 그렇게 도끼를 든 필멸이 앞장 선 산크레드에게 달려드는 순간에, 돌연듯 그는 도끼를 뒤로 내던지고 옷 안에서 꺼낸 나이프로 자기 발목을 세게 그었다. 그리고 그대로 별바다 심해에 쓰러진 채로 이렇게 말했다.

 

-빨리 탈출해! 그리고 다시는, 별바다에 오지마

 

그가 자기 발목을 스스로 그은 것은 통제가 안 될 것 같은 이 분노 때문에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없어서였다. 그는 원초에 잠식되어도 스스로 망설임없이 발을 그을 정도로 세계를 사랑했다. 그리고 겉잡을 수 없는 감정이 몰려오고 있음을 알았기에 그는 이 별바다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라하 티아는 그를 두고 갈 수 없어 슬리프로 그를 강제로 재웠고 기어이 바깥으로 데리고 나왔다.

제 발목을 잘라서라도, 마지막까지 세계를 구하려고 했던 그 영웅이 정신을 차린 그곳엔 완전히 결박된 자신이 있었다. 물리적으로 전신을 구속한 쇠사슬에, 별 이상한 마법까지 걸려 숨쉬기도 답답할 정도였다. 그런가, 모든 전사가 맞이하는 최후가 이것일까. 그는 문득 제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살을 깎고 피를 내는 고통을 수 년 견디며 괴로운 결정을 하고 앞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어 세계의 중심에 선 결과가 이것이라니. 하긴, 이제와 놀랍지도 않았다. 세계는 항상 그의 선의에 존망을 기대고 있었고 세계 종말을 몇 번이고 막아 낸 그가 자칫 마음을 바꿔 세계를 등질 것이 두렵겠지. 그는 문득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고독을 느꼈다. 그리고 그 고독의 끝이 향한 것은 자신이 멸한 옛 친구들이었다. 그들이 보고 싶어. 그러나 그들의 숨을 끊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었다. 그는 견딜 수 없이 지독한 자기 혐오에 잠겨 며칠을 아무 말 없이 그곳에 감금되어 있다가, 어느 새벽 모든 구속을 끊고 도망쳤다.

 

그 뒤로 영웅에 대한 수배령이 내려져 온 세계가 그를 찾아 다녔다. 전 동료들(새벽의 혈맹)은 가지고 있는 링크펄에 몇 번이고 간절한 연락을 남겼지만 그는 어떤 것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동방 출신의 사막 부족(여). 필멸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고향에서 함께 지낸 친구였다. 쿠가네의 여관, 망해루의 외동딸로 어릴 적엔 골목대장이었고, 나이가 들었을 땐 불량소녀였다. 다소 드세고 괴팍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상처주지도 않고, 사람을 사귀는 게 서툴 뿐 은근히 다정하고 섬세하다. 그래도 성격이나 거친 말투, 깡패 같은 점 때문에 줄곧 외톨이였다. 필멸을 알게 되면서 졸졸 쫓아다니며 함께 지냈고, 그가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땐 단도 함께 따라 나섰다.

여행 초기에 동행했으나, 필멸이 새벽의 혈맹을 만나게 되면서 갈라지게 되었다. 단은 새벽의 혈맹에 찬성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숭고한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필멸이 혹사당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물론, 점점 멀리 떠나는 그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고. 그러나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선택을 했고 결국 단과는 림사 로민사에서 헤어지게 되었다.

단은 그 후 이슈가르드에 정착했고, 전문 장인 및 채집가가 되었다. 그를 억지로 영웅으로 만들고 이용하고 배신하는 세상을 증오했지만, 여전히 따듯하고 상냥했던 단은 제작물, 채집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지냈다. 그 뒤로 필멸에 관해 전해지는 소문으로만 드문드문 전해 듣다, 별바다에서 폭주하여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그를 탈옥시키려고 올드 샬레이안으로 찾아갔고, 타이밍이 맞아 새벽에 탈출한 그를 만나 이슈가르드의 자기 집으로 데려왔다.

 

단은 전문 장인으로써 연구한 끝에, 그의 은신을 돕기 위해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의 약을 만들어 그에게 주었다. 그가 영웅이 되는 걸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염세적인 사람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선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한동안 이슈가르드에 있었으나, 인연이 많은 이슈가르드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연고가 전혀 없는 라자한으로 떠났다.


관계

  • 고대인들: 에메트셀크가 남긴 아젬의 크리스탈을 사용해서 그들을 소환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제 몸의 에테르가 썩어가는 것을 감안하면서 별현미경을 통해 종종 별바다로 뛰어들곤 한다. 매번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머물다가 떠나긴 하지만 지나치게 자주 드나드는 탓에 건강이 많이 악화됐다.

 

  • 브리트라: 단 이외에 은멸을 아는 유일한 존재. 딱히 비밀을 지켜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새벽이 찾아오더라도 그 존재를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종말이 왔을 때 입은 은혜에 단과 은멸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고 안팎으로 곤란한 일이 없게 협조해주었다. 그 후 단은 라자한의 연구원들과 함께 공부하고 장터 상인들에게 물건을 싼값에 납품하며 지냈다. 이슈가르드에서 그랬듯이 어렵게 지내는 라자한의 주민들을 돕기도 하고. 조슈아는 브리트라의 벗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라자한의 주민이라면 대가 없이도 용병을 해주곤 한다. 단이 이웃을 돕는 일을 함께 하기도 하고 상가에서도 별 대가 없이 몸 쓰는 일을 하는 등 태수의 도움에 나름대로 보답하려고 하고 있다. 그들 사이에 잘 녹아드는 것이 껄끄러워 조금 삐걱대긴 하지만, 브리트라가 사랑하는 그들에게까지 날을 세우거나 모나게 굴진 않는다. 종종 별 이유도 없이 그들 사이에 어울리기도 하고.

기타

  • 그는 여전히 누군가를 구하긴 하지만, 대가를 받는다. 물욕도 없고 이제와서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지만 모든 것이 자신의 선의에서 시작해서 끝났던 과거가 싫게 느껴지기 때문. 그래서 보통은 돈을 받는데, 무언갈 받으면 받을수록 공허해져 필요한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단에게 주고 있다.

 

-숙박비.

-필요 없는데.

-그럼, 연구비로 써.

 

  • 단의 일도 돕고 있다. 채집할 때 호위하거나 간단한 제작을 돕는 등. 
  • 링크펄은 버렸으나 단이 가지고 있다.[각주:1]
  • 단을 혼자 두고 영웅을 선택한 과거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여도 소꿉친구인 단을 여전히 소중히 하고 있다.
  1. 이제까지 계속 고장나지 않게 수리하고 있다. 단이 다시 링크펄을 찾아온 것도, 수리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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